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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오늘은 좋은 사람을 만나러 가는 날(창원산재병원)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1-03-11 조회수 2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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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데 전화벨 소리가 또 한참을 울리고 있는데도 상대방 쪽에선 반응이 없다. 
무슨 일일까...?? 한순간 걱정을 하며 전화를 끊을려고 하는데 전화 수화기 넘어 무슨 소리가 들린다. 
반가운 우리 할머니 목소리다. 할머니가 화장실에서 급히 전화를 받으러 나오셨다고 하시면서 짧은 숨소리와 함께 받으신다. 그래도 우리 전화를 받자마자 목소리는 금방 밝게 바뀌고 “오늘 오실라우~?” 하며 반갑게 맞아주신다.
 창원 산재병원 간호팀에서는 몇 년 째 독거노인 가정방문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데 올해부터는 한 부서에서 한 가정을 전담하여 보다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는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우리 수술실 팀에서 방문하고 있는 가정은 심장질환을 앓고 계시는 한○○ 할머니께서 혼자 기거하고 계신 집인데 시집간 딸들과 떨어져 계셔서 늘 적적해 하신다. 
 오늘이 한달에 한 번 우리 할머니를 찾아뵙는 그 날이다.  
수술실 직원들이 한꺼번에 함께 찾아뵙지는 못하고 순번을 정해 놓고 돌아가면서 찾아뵙고 있는데 오늘은 그 순번에 나도 포함 되어 있다. 
할머니랑 어떤 시간을 보내고 올까 많은 생각과 얘기들을 나누며, 혈압계와 혈당체크기를 챙겨 우리 팀원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할머니 댁으로 향했다. 혹시나 더 필요 한 것이 없을까 하는 마음에 파스와 음료수도 함께 챙긴다.

 오늘도 역시나 대문이 훤하게 열려 있다. 우리가 올 시간에 맞추어 미리 대문을 열어놓고 계신 할머니! 우리가 도착하기 전에 도둑이라도 들면 정말 큰일인데 할머니께 언제나 당부를 드려도 아무도 안 들어온다고 괜찮다고 하신다. 고집불통 할머니를 아무도 이길 수가 없다. 

 우선 우리 봉사대원들이 할머니 댁을 방문하여 처음으로 해드리는 일은 그동안의 안부를 묻고 직접 건강 체크를 해 드리는 일이다. 오늘 우리 할머니의 혈압과 혈당은 정상 수치를 보였다. 정말 다행이다. 
 그러고 나면 할머니는 한 달 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 우리를 붙들고 연신 이야기꽃을 피우신다. 할머니께 제일 필요한 것이 바로 말동무이다. 
이번에도 따님들 얘기를 먼저 꺼내셨다. 멀리 서울에 있는 딸이 얼마 전에 왔다 갔는데 너무 좋았다고 하시면서 못내 눈물을 보이셨다. 사위는 바빠서 못 오고 손자들과 따님만 왔는데 멀리 시집보내는 것이 아니었다고 하셨다. 부모 마음은 다 같을 것이다. 나 또한 자식을 키우고 살고 있지만 나중에 자식들과 가까이에서 살면서 함께 지낼 수 있다면 그것보다 좋은 것이 또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할머니의 말씀은 오늘도 그칠 줄을 모르고 계속된다. 나머지 몇 명에게 눈빛 교환을 하고 말없이 빠져 나와 부엌과 거실을 한 번 둘러보았다. 몸도 불편하신데 항상 정갈하게 지내시는 할머니...
 화장실 청소도 하고 걸레를 빨아 거실도 한 번 닦아 드렸다. 
뒤 늦게 할머니께서 우리를 발견하시고 하지 말라고 꾸중을 하시긴 했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으신 듯 하다. 

 맛있는 거 대접도 못하고 미안하다고 하시지만 오히려 맛있는 저녁상 한 번 차려 드리지 못하고 와서 우리가 더 미안할 때가 많다. 
마다하는 우리를 뿌리치시며 엘리베이터 까지 배웅 하곤 한사람.. 한사람.. 손잡아 주시며 또 오라 하신다. 못내 아쉬워하시는 할머니를 뒤로 하기가 쉽진 않지만 그래도 다음이 있기에 그 시간을 기다리는 재미로 한달을 즐겁게 지내시라고 얘기하고 돌아왔다. 우리 예쁜 할머니 아무쪼록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셨으면 좋겠다.

 혼자 지내시면서 큰일이라도 생기면 정말 어떡하나 하는 생각에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안부 전화를 드리고 있다. 핸드폰이라도 한대 있으시면 좋으련만... 할머니는 전화 소리도 잘 못 듣고 귀찮다고 하시면서 손사래를 치신다. 
 요즘 우리 주위에 혼자 지내시는 어르신들을 아주 쉽게 뵐 수가 있다. 작지만 큰마음을 담아 다정하게 인사라도 한 번 건넨다면 그것이 “더불어 함께 사는 올바른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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